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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 입니다이혜란 저 | 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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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3.02  13:3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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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할머니 다시 가라고 하면 안 돼요?
할머니가 또 옷장에 젓갈을 넣어 두어서 온 방안에는 구더기가 득실하다. 엄마가 사다 준 새 옷이 더러워져 아이는 삐죽대고 아빠는 약을 뿌리고 엄마는 열심히 바닥을 닦는다. 방 안은 온통 젓갈 썩은 내와 약 냄새로 진동하지만 할머니는 뒤돌아 누운 채 사과를 숟가락으로 퍼 먹는다. 어느 날 느닷없이 시골에서 올라온 할머니 때문에 가족의 단란한 일상이 엉망이 된다. 어디선가 주워 온 옷을 얼기설기 기워 입지를 않나, 밥상머리에선 입에 든 음식을 퉤퉤 뱉기 일쑤고, 손님들 앞에서 창피한 줄도 모르고 옷을 벗는다. 아이는 그런 할머니가 미워서 견딜 수 없다. 같이 밥을 먹기도 싫고, 옆에서 자는 것도 싫다. 할머니 같은 건 없으면 좋겠다. 예전처럼 우리 가족 넷이서 행복하게 살고 싶은 마음뿐이다.

할머니를 가족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아이는 묻는다.
“아빠, 할머니 다시 가라고 하면 안 돼요?”
하지만 아버지는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한다.
“안 돼. ……엄마니까. 할머니는 아빠 엄마거든.”

진정한 가족 됨의 의미
살림방이 딸려 있는 작은 중국음식점, 이곳에 부부와 아이 둘과 할머니가 함께 산다. 종일 고단하게 일하며 아이를 키우는 부부에게 삶은 녹록하지 않다. 게다가 치매에 걸려 정신이 온전하지 못한 할머니까지. 학교 담 밑에서 누워 자는 할머니를 업고 집으로 돌아오는 아버지의 모습은 마치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힘겹게 발을 옮기는 모습처럼 보인다. 만만치 않은 삶의 무게에 휘청대지만 팔에 힘을 주고 가쁜 숨을 내쉬며 한걸음씩 내딛는 아버지의 모습은 주어진 현실을받아들이고 할머니의 존재를 온몸으로 끌어안는 행위 그 자체이다. 그저 같은 공간을 나누는 동거인이 아니라, 서로의 삶을 나누는 동반자로서의 가족이야 말로 진정한 의미의 가족임을 얘기한다.

끝나지 않은 이야기
[우리 가족입니다]는 할머니를 돌보는 부모님의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며 할머니란 존재가 싫어하고 미워하는 대상이 아니라 자신이 이해하고 껴안아야 할 가엾고도 소중한 존재임을 깨닫는, 조금씩 성장해 가는 아이의 마음을 담고 있다. 실제로 이 작품은 정신이 온전치 않은 할머니를 모시고 사는 부모님을 바라보며 커온 작가가 할머니와 함께 살던 시절을 되새기며 3년이 넘는 기간동안 작업한 작품이다. 그렇기 때문에 작품 곳곳에 할머니와 부모님에 대한 고통스러웠지만, 끝내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기억들이 진솔하게 녹아 있다. 3년이란 긴 작업 기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주제에 대한 작가의 진지한 태도와 진정성을 충분히 느낄수 있다. 특히 아이가 아버지를 업는 마지막 장면은 아버지가 할머니를 가족으로서 그 존재를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사랑했듯이 자신도 그런 사랑을 부모에게 주고 싶다는 아이의 마음을 보여준다. 작품 속의 아이는 성장하여 어른이 되고 부모가 되어 아이를 낳고 자신의 부모가 그러했듯이 아이들에게도 진정한 가족의 의미와 사랑을 알려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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